돌아기부터 유아기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대만은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짧은 비행 시간, 안정적인 대중교통 시스템, 유모차 이동이 가능한 도시 구조, 친절한 시민 문화까지 — 모든 요소가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맞춤화된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돌아기를 동반한 가족이 실질적으로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 핵심 코스와 함께 현실적인 준비 팁까지 정리해 소개합니다.
1. 대만 타이베이 도심 여행 – 가족여행 중 아기와 함께하는 하루 루트
타이베이는 단순한 수도 그 이상입니다. 역사, 자연, 대중문화가 도시 안에 녹아 있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걸어도 피로도가 낮은 ‘도보 중심 동선’이 매우 발달한 도시입니다. 돌아기 기준에서 ‘몇 시간 동안 유모차로 이동하며 아이가 불편하지 않게 머무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타이베이 시내는 이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장소는 따안삼림공원(大安森林公園)입니다. 서울숲과 비슷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공원은 아기 유모차로 한 바퀴 산책하는 데 약 40분이 소요됩니다. 그늘이 많아 직사광선을 피하기 쉽고, 넓은 잔디밭과 아이를 위한 놀이터, 휴게 벤치가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전에는 주변 부모들이 도시락을 싸와 소풍처럼 즐기는 모습도 많습니다. 아기에게는 잔디를 맨발로 밟는 체험도 좋은 자극이 됩니다.
근처에 있는 타이베이 101 전망대도 실내 이동이 가능한 코스로 적합합니다. 전망대 진입부터 엘리베이터, 휴게 공간, 수유실까지 모두 유모차 반입이 가능하며, 내부에 있는 푸드코트에는 아기용 하이체어가 준비되어 있어 식사도 부담 없습니다. 특히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짧은 시간은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며,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시 풍경은 부모에게도 인상적인 장면을 선사합니다.
도심에서 아이용품 쇼핑이나 식사, 짧은 휴식을 원한다면 신이상권(Xinyi District)을 추천합니다. 이곳에는 대만 브랜드 키즈 패션숍, 유아식 전문점, 실내 키즈카페가 함께 운영되는 복합 쇼핑몰이 있어 돌아기의 낮잠 시간 전후로 계획하면 좋습니다. 대부분의 쇼핑몰은 엘리베이터, 수유실, 기저귀 교환대를 갖추고 있어 여행 중간 중간 쉬어가기에도 최적입니다.
2. 근교 감성 여행 – 예류지질공원과 지우펀 하루 코스 (추천)
타이베이에서 1시간 내외 거리에는 돌아기와 함께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명소들이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인기 있고 가족 단위로 추천할 수 있는 곳이 예류지질공원과 지우펀입니다. 각각 자연 체험과 감성적인 골목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구성되어, 하루 일정으로 조합하기 좋습니다.
예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은 넓게 펼쳐진 해안 지형에 형성된 자연암석들이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유모차 진입이 가능한 길이 대부분이며, 바닷바람과 함께 걷는 산책로는 가족 모두에게 힐링의 시간을 줍니다. ‘여왕 머리 바위’, ‘버섯 바위’, ‘해골 바위’ 등 다양한 이름의 바위들은 아이에게는 호기심 자극이 되고, 부모에게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좋은 포인트입니다. 공원 내부에는 음수대, 간이 쉼터, 기저귀 교환대가 마련된 관광안내소도 있어 어린아이와도 문제없이 이동이 가능합니다.
지우펀(九份)은 언덕 위 작은 마을로, 전통 찻집, 골목길, 다양한 간식 거리로 유명합니다. 단, 돌계단이 많아 유모차보다는 아기띠 착용이 필수이며, 너무 긴 시간 머무르기보다는 1시간 내외로 짧게 머무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햇살이 강하므로 해가 지기 전 오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빠르게 일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차량 대기나 근처 카페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두 지역은 타이베이에서 버스, 택시, 혹은 차량 대절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KKday’나 ‘Klook’ 등의 여행 플랫폼을 통해 가족 전용 차량이나 유아 카시트 옵션이 있는 투어를 예약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합니다. 대중교통보다는 차량 이동이 아기에게 훨씬 안정적이며, 이동 중 수유나 낮잠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3. 가족여행 실전 팁 – 돌아기 기준 준비 리스트
돌아기와 함께하는 해외여행은 단순히 짐을 챙기는 일이 아닙니다. 아기의 컨디션, 수유 동선, 수면 루틴까지 고려한 세심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실제 여행객들이 추천하는 대만 가족여행 체크리스트입니다.
숙소 선택 팁
- 객실 내 전자레인지, 유아 욕조, 간단 조리도구 유무 확인
- 아기 침대 또는 바닥 매트리스 제공 여부
- 인근에 약국, 소아과, 편의점이 위치한 곳
-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 (유모차 필수)
식사 및 위생 준비
- 한국에서 이유식(레토르트) 1일 3회 분량 이상 준비
- 분유, 보틀워머, 젖병 세정솔, 전기포트
- 휴대용 물티슈, 손세정제, 모기 패치, 유아 전용 자외선 차단제
- 실리콘 턱받이, 일회용 스푼 및 그릇
비행 준비
- 탑승 전 수유 또는 젖병으로 기압 조절 유도
- 기내 좌석은 통로 쪽 우선 예약 (빠른 이동 대비)
- 기저귀는 5~6장 이상, 여분 옷 1벌, 담요 필수
- 기내에서는 기저귀 교환대 위치 확인 필요
비상상황 대비
- 여권 복사본 및 여행자 보험 서류 구글드라이브 저장
- 한국어 지원 병원 리스트 및 주소 미리 캡처
- 현지 Wi-Fi 또는 유심 준비해 실시간 연락 가능하게
- 대만 응급연락처 메모: 경찰 110 / 구급 119
여행은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모가 다시 아이를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대만은 그런 여정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나라입니다. 낯선 거리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미소, 아기가 웃으며 바라보던 바위들, 해질 무렵 함께 걷던 골목길 — 그 모든 순간이 가족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나갑니다.
돌아기와 함께한 첫 해외여행이 ‘힘들었다’보다 ‘참 좋았다’로 기억될 수 있도록, 천천히 걸어가 보세요. 그 첫 걸음을 대만에서 시작한다면,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