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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 장미축제와 고산도시 걷기여행

by ommg 2025. 7. 7.

타이프 알라다공원 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고지대에 위치한 타이프(Taif)는 사막 국가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고산도시입니다. 여름에도 시원한 기후, 전통 장미 농장,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에게 ‘사우디의 여름 수도’로 불립니다. 특히 해마다 열리는 타이프 장미축제는 이 도시의 대표 문화 행사로, 자연과 향기, 예술이 하나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 글에서는 타이프의 장미축제, 고산 풍경, 그리고 도보 여행의 매력을 집중 조명합니다.

타이프 장미축제: 사우디 고산지대의 향기로운 봄

매년 4월에서 5월 사이, 타이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인 장미축제(Taif Rose Festival)가 열립니다. 이 축제는 타이프 고지대에서 재배된 담스크 장미(Rosa damascena) 수확을 기념하고, 장미를 활용한 전통 공예 및 향수 문화를 소개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타이프의 장미는 해발 1,8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며, 강한 일조량과 선선한 밤기온, 건조한 공기가 어우러져 매우 독특하고 진한 향을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세계 향수 브랜드에서도 타이프 장미 오일을 최고급 원료로 활용하며, 이 지역만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축제가 열리는 알라다 공원(Al Rudaf Park)과 로즈 가든(Rose Village)에서는 수천 송이 장미가 장식된 조형물과 꽃 터널, 장미 테마 포토존이 조성되어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방문객들은 장미 증류 시연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장미수를 담아가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랍식 전통 방식으로 증류되는 장미 오일은 유리병에 담겨 판매되며,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기념품이 됩니다.

축제 기간 동안 열리는 현지 장인들의 마켓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장미 비누, 향수, 오일, 초콜릿 등 다양한 장미 관련 상품들이 판매되며, 일부는 현장에서 직접 만들기 체험도 가능합니다. 또한 타이프 특산물인 꿀, 허브, 건과일 등도 함께 판매되어 지역의 농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장터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외에도 전통무용 공연, 악기 연주, 아라비안 커피 체험, 유네스코 지정 민속 무용 ‘아르다(Ardah)’ 시연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려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인기입니다.

타이프 장미축제는 단순한 꽃 구경이 아니라, 이 지역이 가진 자연·기후·문화의 조합이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사우디의 또 다른 계절과 정서를 경험하고 싶다면, 타이프 장미축제만큼 풍요로운 선택은 없을 것입니다.

타이프 고산 도시 풍경과 걷기여행 코스

타이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기 드문 산악도시로, 걷기 여행에 매우 적합한 기후와 지형을 자랑합니다.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0도 내외로 시원하며, 도시 곳곳이 고저차가 있어 언덕길과 계단, 숲길을 따라 걸으며 여행하는 즐거움을 줍니다.

대표적인 걷기 여행 코스로는 샤파 지역(Al Shafa)과 하다 지역(Al Hada)을 꼽을 수 있습니다. 샤파는 타이프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의 고산지대로, 도시보다 더 높은 해발에 위치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걷다 보면 야생 원숭이, 고산 식물, 암석 언덕 등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샤파 전망대에서는 타이프 전경과 함께 멀리 메카 방면까지 내려다볼 수 있으며, 일몰 시간의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입니다.

또 다른 코스인 하다 지역은 지그재그 도로로 유명한 산악 고개로, 이 일대에는 산악 리조트, 야외 카페, 전망용 케이블카 등이 조성되어 있어 편안하면서도 다채로운 걷기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마다르 로드(Madar Road) 산책로는 커피 한 잔을 들고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루트로 현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도심에서는 타이프 올드타운(Taif Old City) 일대를 산책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좁은 골목, 오래된 상점들, 벽화, 전통 가옥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타이프 국립박물관, 타이프 궁전(Qasr Shubra) 같은 역사 유적지를 이어 걷다 보면, 걷는 것만으로도 타이프의 과거와 현재를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타이프는 차량 없이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도시이자, 걸을수록 매력이 드러나는 도시입니다. 한적한 고산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 동안, 사우디가 단지 사막과 낙타의 나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타이프의 지역 문화와 감성 체험 공간

타이프는 자연과 꽃의 도시이면서 동시에 깊은 전통과 감성을 지닌 도시입니다. 이곳에는 전통 아랍 건축을 기반으로 한 문화 공간, 현대 감성 카페, 공예 마을 등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도시 자체가 하나의 문화 갤러리처럼 느껴집니다.

먼저 소개할 곳은 카라 카페(Carra Café)나 로즈 가든 카페처럼 지역 장미를 테마로 꾸민 카페입니다. 이들 공간에서는 담스크 장미로 만든 디저트, 장미 라떼, 장미잎 차 등 독특한 메뉴를 맛볼 수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 역시 핑크 톤과 꽃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감성 여행자에게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일부 카페에서는 장미 향수 워크숍도 운영하고 있어, 직접 장미 오일을 배합해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합니다.

전통문화 체험을 원한다면 타이프 전통 수공예 마을을 방문해보세요. 이곳에서는 지역 장인들이 금속 세공, 천연 향신료 혼합, 전통 직물 염색 등을 시연하며, 여행자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는 지역 전통복 ‘토브(Thobe)’를 입고 사진을 찍는 체험이 인기가 많습니다.

타이프에는 예술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 공간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알 타리키야 문화센터(Al Tariqiyyah Cultural Center)는 예술 전시, 낭독회, 음악 공연 등이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고산지대 특유의 밤공기와 별빛을 즐기고 싶다면, 타이프 외곽에 위치한 로컬 캠프장에서의 1박을 추천합니다. 사막과는 다른 선선하고 맑은 밤하늘 아래에서 즐기는 바비큐, 별자리 이야기, 커피 나눔은 이 도시가 주는 잔잔하고 깊은 감성을 배가시킵니다.

타이프는 단순히 꽃과 자연을 즐기는 도시가 아니라, 문화적 향기와 인간미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정적인 여행이 아니라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아주 섬세한 여행입니다.

 

타이프는 꽃과 향기, 고산 기후,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도시입니다. 장미축제의 환상적인 분위기부터 고산 트레킹의 시원함, 그리고 도시 곳곳의 감성 체험 공간까지. 타이프에서의 여행은 ‘꽃처럼 피는 기억’을 남겨줍니다. 사우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만나고 싶다면, 타이프가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