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사이드는 수에즈 운하의 북쪽 입구에 위치한 전략적 도시로, 고대 유적보다 근대 역사와 지역 문화, 상업적 특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지중해와 운하가 만나는 이 도시는 이집트 내에서도 비교적 조용하고 덜 알려졌지만, 유럽풍 건축, 근대사적 의미, 독특한 생활문화로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포트 사이드의 역사, 건축, 수에즈 운하, 시장과 음식문화까지 깊이 있게 안내합니다.
포트 사이드에서 만나는 이집트 근대 건축의 흔적
포트 사이드라는 도시는 고대 유적보다 비교적 근대적인 분위기와 이국적인 건축 양식으로 눈길을 끕니다. 1859년 수에즈 운하 공사가 시작되면서 도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었고, 이 과정에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의 건축 스타일이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그 결과 포트 사이드 곳곳에는 파스텔톤의 유럽풍 건물, 철제 발코니, 아치형 창문, 복층 건축물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거리 풍경이 펼쳐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구시가지와 항구 인근 지역으로, 이곳은 마치 지중해의 한 유럽 도시를 연상케 합니다. 특히 ‘프랑스 거리’라 불리는 지역에서는 당시 외국 기업들이 세운 사무실과 주택이 그대로 남아 있어 건축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많은 건물들이 현재는 상점, 카페, 소규모 박물관 등으로 재탄생해 지역 문화를 간직한 채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산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포트 사이드가 가진 다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온 흔적이 이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이는 이집트 내 다른 도시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건물 외관 곳곳에는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표기 간판도 일부 남아 있어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감성을 자극합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번화한 관광지보다 한적한 골목을 걸으며 유럽풍 거리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얻습니다. 특히 건축물의 사진을 남기기 좋은 스팟이 많아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이집트 속 작은 유럽’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국적인 감성이 포트 사이드를 더욱 특별한 여행지로 만들어 줍니다.
수에즈 운하와 포트 사이드의 역사적 의미
포트 사이드는 단순한 항구 도시가 아니라, 이집트와 세계를 연결한 국제 무역의 관문입니다.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해상으로 가장 짧게 연결해주는 항로이며, 그 북쪽 입구에 위치한 포트 사이드는 이 운하의 시작점이라는 전략적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공식 개통된 이후, 포트 사이드는 수백 척의 선박이 드나드는 국제적 해상 도시로 급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 도시는 제국주의 시기에는 식민지 분할의 전초기지로, 현대에는 무역과 안보의 요충지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특히 1956년 수에즈 위기 당시, 이 도시는 프랑스-영국-이스라엘 연합군의 공격을 받으며 큰 전쟁을 겪었고, 이집트 민중들의 격렬한 저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포트 사이드는 ‘영웅 도시’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운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전망대는 포트 사이드를 대표하는 관광 코스입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척의 거대 화물선과 유람선이 눈앞을 지나가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경 또한 매우 아름답습니다. 선박이 수로를 지나갈 때 들리는 저음의 경적 소리와 물살이 부딪히는 소리는 포트 사이드의 리듬이자 일상입니다.
현지인과 함께 무료 페리를 타고 운하를 건너는 체험은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이 페리는 하루 종일 무료로 운행되며, 승객뿐 아니라 오토바이, 자전거, 소형 차량도 함께 이동 가능합니다. 바다 냄새와 함께 10여 분간의 짧은 항해를 통해 동서 도시 간 연결을 체험할 수 있는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여행의 일부로 여겨집니다.
포트 사이드의 군사박물관은 수에즈 전쟁과 도시 방어전의 흔적을 전시하고 있으며, 도시가 가진 저항의 역사와 국민적 자부심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포트 사이드가 이집트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마다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 ‘운하’와 함께 발전하고 맞서온 역사 덕분입니다.
포트 사이드의 지역 문화와 현지인 일상 속으로
포트 사이드의 진짜 매력은 그 도시다운 평온한 리듬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느껴집니다. 대도시의 소란함과 관광지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이곳에서는 진정한 ‘현지 이집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의 수가 적어 현지 상인과의 흥정, 시장 구경, 동네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모든 순간이 생생하고 자연스럽습니다.
포트 사이드 시장은 도시의 경제와 삶의 중심입니다. 야채, 해산물, 향신료, 옷, 신발 등 다양한 생필품이 판매되며, 가격은 다른 도시보다 훨씬 합리적입니다. 특히 생선시장(피시 마켓)은 항구 도시 특유의 신선함과 활기가 넘쳐납니다. 시장 구석에는 작은 식당들이 줄지어 있으며, 그곳에서 판매하는 생선튀김, 해산물 스튜, 타메이야 등은 이 지역만의 소박한 미식을 대표합니다.
포트 사이드는 이집트 정부로부터 ‘면세 도시’로 지정되어 있어, 수입품이나 해외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쇼핑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전자제품, 의류, 향수, 화장품을 사기 위해 인근 도시 주민들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하며, 관광객에게도 기념품 쇼핑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지역 카페에서는 터키 커피나 민트티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대부분의 카페는 바다 전망을 갖추고 있으며,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현지 대학생,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중년 남성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이 모든 풍경은 ‘정지된 시간 속의 휴식’처럼 느껴지며, 포트 사이드만의 감성을 더욱 깊게 합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며, 외국인을 환대하려는 마음이 큽니다. 종교적 보수성은 존재하지만, 외부 방문자에게 엄격하지 않으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거나 찻집을 추천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나 카페에서 만나는 상인이나 종업원들과의 간단한 대화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포트 사이드는 이집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고대 유적은 없지만, 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역사이며, 수에즈 운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해상 요충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유럽풍 건축과 이슬람 문화, 근대사와 지역 민속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고요하지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화려함 대신 진정성을, 익숙함 대신 낯선 매력을 찾는다면, 포트 사이드가 당신의 다음 여행지가 되어줄 것입니다.